시 116:1-11
기도로 버텨라
기도가 잘 되십니까?
요즘 기도가 잘 되십니까? 사실 기도는 환경도 중요하고 분위기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환경과 분위기가 마련되어도 마음이 낙심되면 기도가 되지 않습니다. 낙심이란 무엇입니까? 마음이 무너지고 희망을 잃은 상태를 말합니다. 절망하면 기도할 힘도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거나 말씀을 들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무엇입니까?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라.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도우시고 은혜를 주실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기도하며 여기까지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다 소용없다.” 어제까지는 열심히 기도했는데, 심지어 어젯밤에도 늦게까지 기도했는데 아침이 되자마자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느 날, 힐링센터의 환우 한 분이 제게 와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오늘 짐을 싸서 집에 가려고 했습니다.”
갑작스레 마음이 무너져 내려서 다 그만두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배를 드리며 은혜를 받아 다시 짐을 풀었다고 합니다. 절망이 찾아오면 기도가 막힙니다.
기도로 버티는 삶
오늘 본문에서도 시인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놀라서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라 하였도다”(시 116:11).
여기서 ‘놀라서’라는 단어인 히브리어 בחפזי(bechophzi)는 ‘경솔하게, 성급하게 말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시인은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급하게 말하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다”라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들으신다”는 말도, “반드시 살아 돌아갈 수 있다”는 말도 모두 거짓처럼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시인의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기도가 응답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내 음성과 내 간구를 들으시므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도다”(시 116:1).
기도가 응답되면 하나님이 너무 좋고 기도도 너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시 116:2).
그래서 이제 그는 죽을 때까지, 평생토록 기도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응답이 오면 기도가 더 좋아지고, 기도의 맛을 알게 되면 더 기도하고 싶어집니다. 기도가 잘 되는 선순환입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아직 이 기도의 선순환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기도의 응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때로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 기도조차 어렵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기도가 잘되고, 기도가 삶의 중심이 되는 수준에 이를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기도가 되지 않을 때도, 기도로 버티는 것입니다.
“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스올의 고통이 내게 이르므로 내가 환난과 슬픔을 만났을 때에, 내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기도하기를 여호와여 주께 구하오니 내 영혼을 건지소서 하였도다”(시 116:3-4).
시인은 사망의 줄과 스올의 고통이라는 극심한 고난 속에서도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했습니다. 절망과 슬픔 가운데에서 그는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응답을 경험하기 전까지 해야 할 일도 바로 이것입니다. 힘들고 지쳐도, 기도하기 싫어도, 낙심이 찾아와도 기도로 버티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라 생각하나?
기도로 버텨야 하는데 기도가 잘되지 않을 때, 몇 가지 중요한 마음가짐을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기억하십시오.
아무리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 보여도 하나님은 선하시고 인자하시며 긍휼이 많으신 분임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여호와는 은혜로우시며 의로우시며 우리 하나님은 긍휼이 많으시도다.”(시 116:5)
상황이 이해되지 않고 낙심이 찾아와도,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돕기 원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고정값처럼 마음에 두어야 합니다. 과거 청년의 시기에 제가 하나님을 떠나기 시작했던 이유는 하나님이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존재하시긴 하지만 제 기도가 하나도 응답되지 않으니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 오해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항상 선하시며 자비로우신 분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응답되지 않아 보였던 그 시간에도 하나님이 신실하게 일하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붙드십시오.
“여호와께서는 순진한 자를 지키시나니 내가 어려울 때에 나를 구원하셨도다.”(시 116:6)
순전함이란 세상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입니다. 사람들은 우리의 상황을 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하며 부정적인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너 이렇게 하면 안 될 거야. 아무것도 되지 않을 거야.” 그 말이 합리적이고 가장 이성적인 말일지라도, 우리는 오직 하나님만 붙드는 순전함을 가져야 합니다.
순전함은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무 낙천적이다” 혹은 “세상을 모른다”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런 단순하고 어린아이 같은 신뢰가 우리를 버티게 하고, 기도로 나아가게 합니다.
셋째, 소망을 잃지 마십시오.
지금 우리가 하루하루를 기도로 버티며 나아가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실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믿음을 붙드십시오. 당장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며 소망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소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기
시 116:7-8 “내 영혼아 네 평안함으로 돌아갈지어다 여호와께서 너를 후대하심이로다. 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내 눈을 눈물에서,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나이다.”
시인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께서 반드시 구원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붙들었습니다. 10절에서 시인은 말합니다.
“내가 크게 고통을 당하였다고 말할 때에도 나는 믿었도다.”
이 믿음이야말로 우리가 기도로 버티게 하는 힘입니다. 아무리 상황이 암담해도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결국 우리를 건지실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평화시장에서 사업을 하시던 중 큰 부도를 당하셨습니다. 거래처에서 끊어 놓은 어음이 연쇄적으로 부도 나면서 우리도 더 이상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부모님께 물건을 대주던 공장들도 우리가 부도가 나서 심각한 상황에 놓인 것을 알기 때문에 이전에 지불했어야 물건 값을 빨리 내라고 다그쳤습니다. 이전에 거래하던 공장주들이 빚쟁이가 되어 부모님을 집어 삼키려 했습니다.
아무리 계산해 봐도 빚을 갚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때 어머니는 철저히 계산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주님,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주님께 맡깁니다.”
그 기도 가운데 하나님은 한 가지 할 수 있는 일을 마음에 주셨습니다. 빚쟁이들이 도망갔다고 오해하지 않게 가게에 나가 앉아 있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새벽 4시에 아무 물건도 없는 가게 문을 열고 앉아 계셨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빚쟁이들이 새벽부터 찾아와 욕을 퍼부었습니다.
하루 종일 이 사람 저 사람 찾아와 빚독촉에 고통받고 이런 저런 욕만 잔뜩 먹었지만 어머니는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갔습니다.
다음 날도 새벽 4시에 빈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러자 한 빚쟁이가 도저히 사람으로 견딜 수 없는 온갖 욕을 퍼부은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 모든 욕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죄송하다고만 말씀하셨습니다.
그 빚쟁이는 결국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오늘 욕을 퍼붓고 조금이라도 맞서면 머리끄덩이를 잡으려고 마음먹었는데, 당신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 도리어 당신을 믿어야겠습니다. 사실 물건을 대주지 않으면 어떻게 빚을 갚겠습니까?”
그 빚쟁이는 다른 공장주들을 자기가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설득해 빚이 갚아질 때까지 물건을 공짜로 대주기로 했습니다. 각 공장주들이 제비를 뽑아서 순서를 정하고 첫번째 순서의 빚을 다 갚기까지 다른 사람들은 기다리자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계획한 자신은 제일 마지막에 받겠다고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어머니는 모든 빚을 갚을 수 있었습니다.
기도가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면 기도를 멈추지 마십시오
결론: 기도로 버티십시오.
저도 116편을 읽으면서 지난날 기도로 버텨야 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그 어려운 시간을 지나오며 제가 깨달은 것은, 기도로 버티는 자는 결국 하나님이 주시는 응답을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암환우들이 절망속에서도 버텨내도록 매일 2번씩 예배하고 있다.
지금 여러분의 상황이 어떠하든지 간에, 됩니다. 반드시 고칩니다. 반드시 해결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입니다. 기도로 버티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믿음을 붙들어 주십니다.
여러분도 곧 고백할 날이 올 것입니다.
“나는 크게 고통당하였다고 말할 때에도 믿었노라.”
그 믿음의 고백이 여러분의 간증이 되고, 여러분의 삶에 하나님의 후대하심을 증거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도로 버티는 우리의 삶에 반드시 응답하시고, 놀라운 회복을 허락하십니다.
◎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은 지금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기도로 버티고 계십니까?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믿고 있습니까?
2. 과거 당신이 가장 절망적이라고 느꼈던 순간 기도의 응답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 경험을 떠올리며 현재의 삶 속에서 붙들어야 할 기도의 제목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시 116:1-11
1여호와께서 내 음성과 내 간구를 들으시므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도다
2그의 귀를 내게 기울이셨으므로 내가 평생에 기도하리로다
3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스올의 고통이 내게 이르므로 내가 환난과 슬픔을 만났을 때에
4내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기도하기를 여호와여 주께 구하오니 내 영혼을 건지소서 하였도다
5여호와는 은혜로우시며 의로우시며 우리 하나님은 긍휼이 많으시도다
6여호와께서는 순진한 자를 지키시나니 내가 어려울 때에 나를 구원하셨도다
7내 영혼아 네 평안함으로 돌아갈지어다 여호와께서 너를 후대하심이로다
8주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내 눈을 눈물에서,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나이다
9내가 생명이 있는 땅에서 여호와 앞에 행하리로다
10내가 크게 고통을 당하였다고 말할 때에도 나는 믿었도다
11내가 놀라서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라 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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