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전 5:1-16
목회는 사랑
환우를 가족처럼 대하기
저는 환우들을 대할 때마다 늘 제 가족이 아프다면 내가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며 그들을 섬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식자재를 사든, 환우들의 관리를 하든, 모든 일을 할 때 이 생각을 필터처럼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14명의 스태프들이 저와 함께 이 사역을 돕고 계십니다. 그분들 모두 저보다 연배가 있으셔서, 저는 더욱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을 섬기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네 연소함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라”라고 말한 것처럼, 저도 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이 일을 가볍게 여겨지지 않도록 더 철저히 임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 사역을 시작한 건 24살 때부터입니다. 올해 제 나이가 48이니, 어느새 목회 현장에서 꼬박 24년을 보냈습니다. 전도사 시절에도 어린 영혼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아버지를 대신하여 설교도 감당하며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디모데전서 5장 1-2절 말씀을 다시 보며 목회자의 기본적인 태도가 무엇이어야 할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 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에게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이 바로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목회자가 성도를 목양할 때는 마치 가족을 대하듯, 내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를 대하듯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제야 조금 더 목회자가 성도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게 된 듯합니다
목회는 사랑이다
유진 피터슨이라는 목사님은 많은 목회자들에게 ‘목사의 목사’로 존경받는 분입니다. 그분의 책 The Pastor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목회는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목회자는 한 영혼을 인격적으로 알고 사랑하고 돌보아야 하며, 교회 안에서 그들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책이 330페이지 정도 되는데, 요약하자면 결국 바울이 디모데전서 5장 1-2절에서 말하는 내용과 맥이 같다고 생각됩니다.
목회자는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성장하게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에서 저 또한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는 신앙의 연수나 신앙의 깊이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매 예배에 열심인 분도 계시지만, 반대로 전도 폭발 훈련에 참여하라는 광고를 몇 주간 했어도 나오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때로는 목회자는 성도들 중 소극적인 태도에 실망하거나 마음이 어려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제 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은 목회자는 조련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성숙한 신앙으로 이끄는 과정은 단순히 훈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사는 성도를 그리스도 안에서 진심으로 사랑하고 품어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양육의 과정을 해산의 고통에 비유했습니다. 마치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고통처럼 성도를 양육하는 일은 그만큼의 헌신과 인내가 필요한 과정입니다. 목회자는 성도를 향해 때로는 아비의 마음으로, 형제의 마음으로, 또 아들의 마음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품어야 합니다.
목사와 장로는 사람들을 향한 기준을 높게 세우더라도 그들이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그들을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신앙의 수준과 삶의 상황이 다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들을 하나님 안에서 아끼고 품어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목회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책임- 참과부의 돌봄
초대 교회에는 '참과부'라는 개념이 있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참과부를 존대하라고 가르치며, 이들을 교회가 돌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참과부는 가족에게서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의지할 데 없는 여성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모든 과부가 다 참과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울은 조건을 명시했는데, 참과부는 60세 이상이어야 하며, 밤낮으로 교회와 하나님을 위해 기도하는 신앙의 본을 보인 분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교회가 참과부들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돌봐줄 가족이 없지만 신앙으로 모범이 되고 하나님을 참으로 사랑하기에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지내며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기도에 힘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참과부 명단에 오른다는 것은 단순히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내에서 신앙의 모범이 되는 일종의 명예로운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교회가 모든 과부를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딤전 5:4 “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그들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며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 만한 것이니라”
이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자녀로서의 의무이자 하나님 앞에서 마땅한 일임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만약 자녀나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부모를 돌보지 않는다면, 바울은 이러한 모습을 심하게 책망합니다. 가족이 먼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신앙적이며, 이를 저버릴 때 그는 불신자보다 못하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가족을 돌보는 책임
딤전 5:8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
가족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써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저는 암환우를 돌보며 가족의 사랑이 우리 연약한 인간에게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우리 센터에 입소할 때부터 암 말기였지만 처음에는 쾌활하게 환우들과 잘 지내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몸이 점점 안좋아져서 결국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 센터는 식사를 잘 하시지 못하게 될 때즈음에는 보호자가 반드시 들어와야만 지낼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개 집사님은 여기에서 나가야 하는 것이 몹시 서운하셨던 것입니다.
“집사님, 남편도 아들도 딸도 아무도 돌봐줄 수 없나봐요?”
버젓이 가족들이 모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중 누구도 선뜻 돌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소중한사람들에 이 아무개 집사님이 오신지 1년이 넘었지만 사실 보호자들을 제가 본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결국 딸이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함께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보니 인터넷으로 일을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예배도 내려오지 못한다며 저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1주기 추도 예배를 가족들이 저에게 부탁했습니다. 제가 딸에게 엄마를 생각하며 편지를 써오라고 했습니다.
1주기 때 집사님의 형제들 몇과 드디어 가족들을 장례식장에서 본 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딸은 엄마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그렇게 아픈데도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해”
사람들은 흔히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지만, 진정한 삶의 목표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며 그들에게 감사와 보답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은혜를 입고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보답할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삶의 소중한 순간에 가족을 돌보고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물론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초대교회가 참과부라는 사람을 세워서 교회가 돌봐주는 것도 선한 일이지만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가족 안에서 서로 돌보고 사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삶이 주어졌을 때, 은혜와 사랑을 입었다면 감사하고 보답하며 사는 것이야말로 참된 신앙 생활입니다. 사랑을 전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교회는 함께 목양해 가는 가족공동체다
초대 교회에는 참과부 제도를 악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젊은 과부들은 참과부 명부에 올리지 말라고 권고하며, 이들이 시집가서 가정을 이루고,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젊은 과부들이 교회 안에서 혜택을 받으며 오히려 게을러지거나, 쓸데없는 말과 행동으로 공동체의 평안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들은 게으름을 익혀 집집으로 돌아다니고, 쓸데없는 말을 하며 일을 만들고, 마땅히 아니할 말을 한다.”(딤전 5:13)
바울은 이러한 상황을 경계하며 젊은 과부들이 교회의 혜택에 의존하기보다는 자립적인 삶을 살도록 격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바울은 “젊은이는 시집가서 아이를 낳고 집을 다스리며 대적에게 비방할 기회를 조금도 주지 말라”고 조언합니다(14절). 이는 단순히 가정을 꾸리는 것이 아니라, 믿음 안에서 자신과 공동체에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라는 의미입니다. 고대에는 결혼하면 남자의 종교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에베소에서 신앙인보다는 우상숭배자들이 더 많았고, 젊은 과부들이 불신자와 결혼하며 그들의 신앙을 잃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바울은 그러한 영적 위험을 경계하며 그들이 올바른 삶의 방향을 가지도록 독려한 것입니다.
이 모든 가르침은 결국 사랑으로 섬기며 공동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바울의 권면이었습니다.
저 또한 이 사역을 하며 이러한 원칙을 마음에 새기고, 모든 스태프들에게 사랑으로 환우들을 섬겨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나 우리 스테프들만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우리 모든 성도들이 이곳에서 진정한 가족공동체로써 서로 사랑으로 섬기고 있다는 것을 보게 도비니다.
참으로 목회는 목회자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다함께 사랑으로 하나가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목회는 목회자만의 사명이 아니구나 우리 성도님들과 함께 교회를 사랑으로 목양해 가는 것이구나!’
그러므로 감독의 직분을 맡은 자라면 가족을 사랑하듯 교회를 사랑해야 할 것이고, 집사의 직분을 맡은 자면 또한 가족으로써 성도들을 사랑하는 교회를 우리가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은 주변의 가족이나 교회 공동체를 어떤 마음으로 섬기고 있습니까? 만약 예수님께서 당신에게 "내가 너를 사랑하듯이 너도 그들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다면, 당신의 섬김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2. 바울이 권면한 것처럼, 당신은 교회 안에서 서로를 가족처럼 대하고 있습니까? 당신이 더 사랑으로 품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돌보기 위해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딤전 5:1-16
1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
2늙은 여자에게는 어머니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에게는 온전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3참 과부인 과부를 존대하라
4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그들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 만한 것이니라
5참 과부로서 외로운 자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 주야로 항상 간구와 기도를 하거니와
6향락을 좋아하는 자는 살았으나 죽었느니라
7네가 또한 이것을 명하여 그들로 책망 받을 것이 없게 하라
8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
9과부로 명부에 올릴 자는 나이가 육십이 덜 되지 아니하고 한 남편의 아내였던 자로서
10선한 행실의 증거가 있어 혹은 자녀를 양육하며 혹은 나그네를 대접하며 혹은 성도들의 발을 씻으며 혹은 환난 당한 자들을 구제하며 혹은 모든 선한 일을 행한 자라야 할 것이요
11젊은 과부는 올리지 말지니 이는 정욕으로 그리스도를 배반할 때에 시집 가고자 함이니
12처음 믿음을 저버렸으므로 정죄를 받느니라
13또 그들은 게으름을 익혀 집집으로 돌아 다니고 게으를 뿐 아니라 쓸데없는 말을 하며 일을 만들며 마땅히 아니할 말을 하나니
14그러므로 젊은이는 시집 가서 아이를 낳고 집을 다스리고 대적에게 비방할 기회를 조금도 주지 말기를 원하노라
15이미 사탄에게 돌아간 자들도 있도다
16만일 믿는 여자에게 과부 친척이 있거든 자기가 도와 주고 교회가 짐지지 않게 하라 이는 참 과부를 도와 주게 하려 함이라
#매일성경 #큐티 #환우돌봄 #목회자의사랑 #사랑의섬김 #교회공동체 #유진피터슨 #목회철학 #디모데전서 #성도사랑 #참과부돌봄 #교회사역 #목양사역 #사도바울교훈 #교회가족 #신앙성장 #교회돌봄 #기독교가르침 #하나님사랑 #교회책임 #성도돌봄 #영적성숙 #크리스천삶 #목회원칙 #신앙적책임 #기독교공동체 #목회자사역
'디모데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모데전서 6:3-10 가르치는 자의 금단의 열매 - 매일성경, 큐티 / 거짓 경건, 자족 (0) | 2024.11.10 |
---|---|
디모데전서 5:17-6:2 장로를 존경하라 - 매일성경,큐티 / 사랑의 사명, 목회자의 사명 (10) | 2024.11.09 |
디모데전서 4:1-16 본을 보여야 한다 - 매일성경, 큐티 / 경건의 비밀, 목회자의 본 (2) | 2024.11.07 |
디모데전서 3:8-16 집사직분 - 매일성겨, 큐티 / 교회 직분, 헌금관리 (4) | 2024.11.06 |
디모데전서 3:1-7 감독의 직분 -매일성경, 큐티 / 목사, 장로, 교회 직분 (7) | 2024.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