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전 2:8-15
여성 지도자 문제
김양재 목사
이번 2024년 10월 27일의 “교회 연합 예배”에서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님이 주 강사로 설교를 하신 것은 많은 성도들에게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여자 목사님이 단위에서 강한 메시지를 전해 주시는 것이 특별해 보였습니다.
김 목사님께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삶의 경험을 녹여내며 큰 울림을 주는 강한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특히 낙태 금지에 관한 강력한 설교는 듣는 제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김양재 목사님은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주님 말씀에 순종함이 자신의 삶과 사역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증언하셨습니다. “아내로서 순종했더니 자녀를 잘 양육할 수 있었고, 주님께 순종했더니 오늘 이 자리에서 교회가 나아갈 길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러나 김 목사님의 발언은 보수 교단의 신념과 부딪히며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일까요? 보수 교단에서는 여성 목사의 안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님께 순종한 결과로 교회 앞에 세워졌다는 표현은 논리적 모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의 메시지 속에서 그런 교리적 모순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강하게 사용하시는 여성 지도자의 참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울의 권면
오늘 본문의 말씀은 지난 2000년 동안 교회 내에서 절대적인 가르침으로 자리한 구절입니다. 11-12절을 보면 “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당시 초기 교회와 사회적 상황에 맞춘 가르침이었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해석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 여권 신장이 두드러지면서 성차별이 금지되고, 많은 교회들이 여성 목사 안수를 허락하며 이 2000년 금기를 깨고 있습니다. 이 결정이 성경의 가르침을 벗어난 '금단의 열매'를 따는 것인가, 아니면 교회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바울의 권면속에서 바라보는 여성 지도자의 권위 문제
디모데전서 2장 11-12절에서 바울이 여성의 지도자 문제에 있어 조용히 배울 것을 권한 구절은, 2장 1절의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라는 말씀과 연결됩니다. 이는 강압적인 명령이 아닌 권면에 속하는 내용으로, 절대적인 율법의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딤전 2장 1절에서 "권한다"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파라칼레오 (παρακαλέω)이며, 이는 성도들을 위해 간절히 요청하고 서로를 돌보며 신앙 안에서 함께 격려하는 따뜻한 권고를 의미합니다.
저 역시 선배 목사님들의 권면을 따라 스스로 목회자로서의 규율을 정하고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교 단에 오를 때에 머리 스타일을 바꾸지 않거나 여성 성도와 상담 시 문을 열어두는 것은 저만의 방식으로, 경건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는 누구의 강요가 아닌, 성도들에게 오해를 주지 않고 신뢰를 지키려는 저의 선택이며, 목회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바울의 여성 지도자 문제에 대한 권면은 교회가 사회적 변화에 응답하고, 시대에 맞는 형태로 나아가면서 부작용이 없도록 공교롭게 다루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속한 합동 교단에서도 여성 지도자 문제는 매년 논의되고 있으며, 시대적 요구와 교회의 전통 사이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교회 내 질서와 권위
디모데전서 2장 8절에서 바울은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라”고 권면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불필요한 다툼을 피하고, 기도와 경건함을 중심에 두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이상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교단에서도 정치적 문제로 인해 노회나 총회에서 언성이 높아지고 갈등이 발생하곤 합니다. 특히 2012년 총회에서 발생한 가스총 사건은 교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든 상징적인 일로,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임을 고백하는 우리조차 때로는 세상 사람들 앞에서도 부끄러울 정도로 다투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복음의 본질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에베소에서 성도들을 힘써 가르칠 때 그들이 믿음을 가지고 선한 양심을 지키고, 싸움이 아닌 기도로, 분노가 아닌 거룩함으로 나아가도록 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교회의 다툼이나 갈등이 세상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생각할 때,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상의 기준을 넘어 하나님의 기준에 맞는 평화와 기도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여성 지도자 문제 역시 당시 에베소의 상황에서 여성들이 종용해야 했던 배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베소와 여성 지도자 문제
디모데가 사역했던 에베소는 여신 아르테미스를 중심으로 한 여신 숭배가 강한 도시였습니다. 아르테미스 종교에서는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신전 관리와 제의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에베소에서는 여성들이 종교적 리더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이는 초대 교회 공동체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아르테미스 여신
한편, 성경을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님께서 여성 선지자들을 사용하신 예가 곳곳에 나타납니다. 구약에서는 모세의 누이 미리암이 여선지자로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활동했습니다. 사사 드보라는 선지자로서 이스라엘을 이끌며, 전쟁 중 바락과 함께 큰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삿 4-5장). 요시아 왕 시대에는 여선지자 훌다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유다 왕국의 운명을 예언하기도 했습니다(왕하 22:14-20, 대하 34:22-28). 신약에서도 예수님을 메시아로 찬양했던 안나 선지자와, 빌립의 네 딸이 여선지자로 등장하여 초대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전한 기록이 있습니다(행 21:9).
하나님께서 여성 지도자를 전혀 세우지 않으신 것은 아닙니다. 고대의 사회적 환경을 고려할 때, 이러한 여성 지도자들의 등장은 매우 파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시에는 여성이 지도자로 세워지는 일이 드물었기에, 하나님이 특정한 상황에서 여성을 리더로 세우신 것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이 담긴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여성 지도자가 활발히 활동하는 아르테미스 숭배 문화가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도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컸습니다.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서 여성들에게 ‘조용히 배우라’고 권면한 것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교회의 질서와 복음의 명확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바울은 교회의 혼란을 방지하고 오히려 교회의 성장을 돕기 위해 당시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여 조심스러운 지침을 준 것입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보면, 교회가 기본적으로 남성 지도자를 세우는 전통을 따르지만, 여성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대해서도 무조건 거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상황에 따라 여성을 지도자로 세우셨으며, 이는 하나님께서 남성과 여성 모두를 그분의 뜻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교회의 질서를 세우고 복음의 진리를 온전히 지키며 모든 성도가 신앙 안에서 바르게 자라나도록 돕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질서와 여성의 순종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이시기에, 바울이 디모데전서에서 언급한 남녀 관계에 대한 권면도 하나님의 질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디모데전서 2장 13절에서 바울은 남자가 먼저 창조되고 여자가 그 후에 창조된 창조 질서를 강조하며, 이는 단순한 남녀의 우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역할의 차이를 반영합니다.
에베소서 5장에서도 바울은 이러한 질서를 설명하며,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남편과 아내의 관계로 비유합니다. 에베소서 5장 21-25절에서는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는 원칙을 제시하여,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책임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섬겨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와 함께, 바울은 남편을 아내의 머리로 세웠는데, 이는 남편이 권위로 아내를 지배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남편이 아내를 보호하고 사랑으로 섬기며,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것처럼 헌신하라는 책임을 나타냅니다. 아내에게는 남편에게 복종하라는 권면을, 남편에게는 아내를 사랑하라는 무거운 책임을 부여한 것입니다.
이러한 창조 질서와 가정 내 역할은 교회 내 질서로도 확장됩니다. 디모데전서의 맥락을 보면, 바울이 여성의 교회 내 역할에 제한을 둔 것은 당시 교회의 상황과 질서를 지키기 위한 권면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여성 지도자 문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
사도 바울의 말씀을 통해 여성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깊이 고민해 보게 됩니다. 바울이 전한 "여성들은 조용하라"는 말이 단지 사회적 제약이나 제한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더 깊은 영적 메시지가 있습니다. 즉, 우리에게 영적인 성숙함과 겸손함을 요구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바탕으로,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겸손과 순종으로 하나님의 사명을 이루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제 어머니를 예로 들면, 어머니는 저와 같은 종신대학원을 졸업하셨지만 목사 안수를 받지는 않으셨습니다. 다른 교단에서는 어머니께서 신학 과정을 마쳤기에 편목 제도를 통해 목사 안수를 드리겠다고 제안했지만, 어머니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셨습니다. "사모라고 불러 주면 된다"며, 직분이나 지위보다는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에 더욱 중점을 두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이런 모습은 지위가 아닌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서 이루어 가는 사역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사랑으로 감싸 안고, 영적 실력으로 감당해 나가는 모습이 참 귀한 본이었습니다.
진짜 영적 실력은 지위를 권력으로 삼아 힘을 휘두르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이 여자들에게 종용할 것을 말하며 그렇게 하면 "여자들이 해산의 수고로 구원을 얻으리라"한 말씀을 이해해야 합니다. 사랑과 헌신으로 공동체와 가정을 품어내고 세워가는 것이 해산의 수고만큼 어려운 일이며 바로 그 순종함 안에서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엄마의 역할을 보자면 남편과 자녀, 가정의 어려움을 덮어내고 감싸 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가정이 온전히 서게 됩니다. 이렇게 교회 내에서도 영적으로 성숙한 여성들이 믿음 안에서 인내하며 나아갈 때, 우리는 영적 실력을 갖추게 되고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가는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와 여성의 역할이 사회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확장되었고, 여성 지도자에 대한 필요성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의 가치를 그대로 답습하려 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성경적으로는 여성의 리더십이 남성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섬기며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주신 은사와 소명은 교회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발휘될 때 더욱 빛나게 됩니다. 베드로전서 3장 1-2절에서도 "아내들아,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라... 너희의 두려워하며 정결한 행실을 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성 지도력은 아내가 남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정결한 행실로 서로의 영적 성장을 돕는 관계를 이루어 가라는 뜻입니다.
김양재 목사님께서도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를 따라 순종하고, 결국에는 큰 영향력을 끼치는 목사로 세워졌습니다. 제 어머니 또한 직분과 상관없이 많은 이들에게 영적 영향력을 끼치고 계십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적 권위를 가지고 사명을 감당할 때, 그 안에 있는 은혜와 힘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겸손하게 순종하며 나아갈 때, 그 안에서 진정한 영적 권위가 세워지게 됩니다.
결론
결국, 중요한 것은 겸손히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자세입니다. 바울이 말한 것처럼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딤전 2:15)는 말씀 속에는 여성의 순종과 겸손을 통해 이루어지는 구원의 약속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우리가 어떤 자리에서든 순종하며 나아갈 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참된 그리스도의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과 헌신으로 사명을 감당하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은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지금의 자리에서 겸손과 순종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르려는 마음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2. 삶 속에서 당신이 섬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나요? 김양재 목사님과 같이 순종과 사랑으로 나아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세요.
딤전 2:8-15
8 그러므로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
9 또 이와 같이 여자들도 단정하게 옷을 입으며 소박함과 정절로써 자기를 단장하고 땋은 머리와 금이나 진주나 값진 옷으로 하지 말고
10 오직 선행으로 하기를 원하노라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한다 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것이니라
11여자는 일체 순종함으로 조용히 배우라
12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 오직 조용할지니라
13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며
14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
15그러나 여자들이 만일 정숙함으로써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하면 그의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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