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8:14-29
죽지 않고 살아서
왜 살아야 하나?
오늘 하루를 시작하시면서,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셨습니까? 사실, 우리는 보통 이런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삶이 너무 극한으로 치달아 절망의 끝에 서게 될 때, 그제야 비로소 살아야 할 이유를 묻곤 합니다. 우리의 매일의 삶은 마치 치열한 전쟁터와 같습니다. 전쟁터는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는 곳입니다. 위협과 고통, 슬픔이 가득한 곳이지요.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지 묻게 됩니다.
제가 39살에서 40살로 넘어가던 때, 마흔의 의미를 알고 싶어서 책 몇 권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중 한 권의 책 제목이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였어요.
왜 마흔 살의 대한민국 가장은 아플 수도 없을까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집을 사느라 대출받고, 아이들을 키우며 양육비를 감당하고, 자동차까지 대출로 마련한 상황에서 몸이 아프면 그 모든 짐을 감당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자면 우리의 현실은 경제적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같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을 멈출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음대로 쉬거나 슬퍼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 살기 위해 사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린 인생을 살아갑니다. 이를 악물고 하루하루를 견뎌내지만, 그럼에도 더 나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고단한 삶을 이어 갈 뿐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더 큰 시련, 예를 들어 암과 같은 절망이 닥쳐온다면 우리의 삶의 방향은 더욱 흔들립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의사가 앞으로 몇 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조금은 쉼 쉴 틈은 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원망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다시 마음을 잡고 죽을 것 같았던 암 치료를 해내고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생각했는데 다시 전이되면서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면 어떨까요?
‘내가 왜 살아야 할까?’
정말 이 생각이 하루에도 열 두 번 더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살아야 합니다. 당신이 어떤 극한의 한계에 놓여 있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마십시오.
주의 하신 일을 선포해야 하리라.
시편 118편의 시인은 절망의 한가운데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자신을 미워하는 이들로 둘러싸여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냈지만 여호와께서 건져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자체가 적들에게 에워싸여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살아날 길이 없는 절망스런 상황 속에서 그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 (시 118:17)
시인은 자신의 삶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죽음이 눈앞에 닥쳤으나, 하나님께서 여전히 역사하기에 자신을 구원해 주시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를 선포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심히 경책하셨으나 죽음에는 넘기지 아니하셨도다” (시 118:18).
환난 속에 있을 때, 때로는 우리 스스로도 하나님이 나를 심판하셨다고 느끼기도 하고, 다른 이들로부터 그러한 말을 듣기도 합니다.
한 환우와 상담하는데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하자 교회 권사님께서,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고난을 당하느냐”며 회개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했다는 것에 저는 충격을 받았지만 사실 우리 생각속에는 이런 생각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니 시인도 “주께서 나를 심히 경책하셨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시인은 진정 죽을 것 같은 상황이지만 자신이 아직 죽지 않은 것은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는 외칩니다. “나는 죽지 않으리라.”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이 모진 삶을 이어가게 하신 것은 단순히 정죄하여 멸망받게 하려는 것만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의의 문으로 들어가리라
그래서 시인은 절망의 상황 속에서 구원을 얻을 것을 믿으며 이렇게 선언합니다.
“내게 의의 문들을 열지어다 내가 그리로 들어가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 (시 118:19).
의의 문은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구원의 문이며, 그 문을 통해 들어가는 이들은 사람들에게 의로운 자라고 칭송을 받을 것입니다. 즉 생명의 구원을 얻은 자는 의의 장막에 들어가는 영예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여호와의 문이라 의인들이 그리로 들어가리로다. ……” (시 118:20-21).
이 의의 문은 단순히 한 사람의 응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와 연결된 영예로운 자리입니다. 시인은 의인들이 함께 모여 있는 장막에 기쁨과 구원의 소리가 가득하다고 말합니다(시 118:15). 병든 이가 낫고, 절망의 상황에서 건져진 이들이 함께 하나님께 찬양과 간증을 드리며 모든 자들이 그들의 응답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여호와는 나의 능력과 찬송이요 나의 구원이 되셨다” (시 118:14).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 들어가는 이유, 즉 응답 받은 이유입니다. 단순히 살아남은 것에 감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살아난 자로서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시인의 고백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 은혜의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의 입술로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세상에 알리고, 주님께서 역사하신 증거를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버린 돌이 머릿돌이 되게 하시리.
시 118:22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시인은 고난과 실패 속에서 한낱 버려진 존재처럼 여겨졌었습니다. 사람들이 시인을 미워하고 시인을 버려진 자처럼 취급했습니다(시 118:7). 그 때에도 자신을 높이 서게 하신 것은 여호와 하나님입니다. 이제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나라도 뭇 나라들에 에워 싸임을 당하여 사망의 가시덤불이 옥죄어 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작은 나라도 당시 강대국들에게 버려진 돌처럼 하찮게 여겨졌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시며 최고의 나라가 되게 하실 것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의 궁극적인 성취는 시인도, 이스라엘도 아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신약 성경은 예수님을 이 버린 돌로 비유합니다(벧전 2:7).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당하고 십자가에 달리셨지만, 부활을 통해 구원의 완성을 이루셨습니다. 예수님은 교회의 머릿돌이 되셨으며,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세워져 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시 118:23).
하나님은 실패하고 하찮게 여겨지던 돌을 들어 가장 중요한 자리에 두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이 고난 속에서 버려진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낙심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그 모든 순간을 사용하셔서 구원의 계획을 이루어 가십니다.
제2의 삶의 목표를 가지라
이제 시인은 선언합니다.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시 118:24).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날은 단지 생존을 넘어서는 날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구원을 찬양하고, 그분의 은혜를 세상에 선포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날입니다. 우리 인생의 첫 번째 목표가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제2의 목표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 바로 살아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증거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 인생은 최고로 즐겁고 기쁜 인생이 될 것입니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 118:28-29).
우리가 왜 살아야 합니까? 우리의 고난을 통해, 우리의 회복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 목표를 가슴에 품고, 다시 힘을 내십시오.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죽지 않으리라!” 결코 “죽지 않으리라! 살아서 주의 살아계심을 전하리라”
◎ 묵상을 돕는 질문
1. 매일의 힘겨운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실 은혜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2. 고된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마침내 당신을 응답으로 인도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까?
시 118:14-29
14여호와는 나의 능력과 찬송이시요 또 나의 구원이 되셨도다
15의인들의 장막에는 기쁜 소리, 구원의 소리가 있음이여 여호와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시며
16여호와의 오른손이 높이 들렸으며 여호와의 오른손이 권능을 베푸시는도다
17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을 선포하리로다
18여호와께서 나를 심히 경책하셨어도 죽음에는 넘기지 아니하셨도다
19내게 의의 문들을 열지어다 내가 그리로 들어가서 여호와께 감사하리로다
20이는 여호와의 문이라 의인들이 그리로 들어가리로다
21주께서 내게 응답하시고 나의 구원이 되셨으니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22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23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
24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
25여호와여 구하옵나니 이제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우리가 구하옵나니 이제 형통하게 하소서
26여호와의 이름으로 오는 자가 복이 있음이여 우리가 여호와의 집에서 너희를 축복하였도다
27여호와는 하나님이시라 그가 우리에게 빛을 비추셨으니 밧줄로 절기 제물을 제단 뿔에 맬지어다
28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리이다
29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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