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후 1:9-18
고난에 대처하는 마음
고난의 의미와 예수님의 고통
고난은 누구에게나 힘든 것입니다. 고난을 받으며 즐거워할 사람은 없습니다. 고난은 마음을 무겁게 하고, 우리를 슬픔과 괴로움으로 몰아넣습니다. 예수님조차도 그 고난 앞에서 하나님께 기도하셨습니다. "이 잔을 내게서 옮겨주시옵소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길임에도 불구하고, 그 고난이 예수님께 얼마나 무거웠는지 느낄 수 있는 기도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이라면 순종하겠다고 다짐하시며 그 고난의 잔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이는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속죄제물이 되시는 거룩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위대한 희생을 비난하고 조롱했습니다. 누가복음에 기록된 대로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 그들은 예수님이 하나님께 선택받은 분이라면 고난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조롱한 것입니다.
이러한 비난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하나님을 믿고 신앙을 지키며 사는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 사람들은 말합니다. "하나님 믿는다면서 왜 이 고난을 이겨내지 못하느냐?"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암을 고쳐주지 않느냐?" 이런 말을 들을 때, 우리 마음이 얼마나 힘들고 무거워지는지 모릅니다. 때로는 이 고난이 하나님께 누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시편 기자도 이와 같은 고통을 토로합니다.
시 42:10 “내 뼈를 찌르는 칼 같이 내 대적이 나를 비방하여 늘 내게 말하기를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하도다”
시편 기자는 자신의 고난 중에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의지를 붙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부터 조롱을 받고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분명히 함께함을 믿으면서도, 이런 말을 들으면 그 고난의 순간에는 흔들리고 괴로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울의 고백: 고난 속 믿음의 확신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처한 고난에 대해 분명히 말합니다.
딤후 1:12 “이로 말미암아 내가 또 이 고난을 받되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은 내가 믿는 자를 내가 알고 또한 내가 의탁한 것을 그 날까지 그가 능히 지키실 줄을 확신함이라”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이 고난을 받지만, 그것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께서 그에게 맡기신 사명을 끝까지 지키실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로마의 네로 황제 치하에서 두 번째로 투옥된 상황은 매우 절망적이었습니다. 바울은 이번 감옥 생활이 자신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지도자인 디모데를 떠올리며 그에게 힘을 주고자 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 안에서 사명을 감당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고난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사업이 실패하거나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믿음에서 떨어지거나 그 사명을 놓아버리는 것이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맡긴 모든 것을 주님께서 끝까지 지켜주실 것을 믿고, 고난 중에도 그 믿음을 붙들며 나아가야 합니다.
어떤 환우분들은 자신이 암에 걸린 상황을 알리지 않고 혼자 감당하려 하기도 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 내가 암에 걸렸다는 것이 부끄럽다”라고 느낀 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삶에 찾아오는 고난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은 믿음을 붙잡고,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온전히 이루기 위해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디모데에게 당부하는 바울의 권면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믿음으로 굳게 서라고 권면합니다.
딤후 1:13-14 “13) 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으로써 내게 들은 바 바른 말을 본받아 지키고 14)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을 지키라”
바울은 디모데가 복음을 굳게 지키고 끝까지 그 사명을 감당해 나가길 당부합니다. 이 귀한 사명을 하나님께 받은 것임을 기억하며,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디모데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4절에서 “네 눈물을 생각하여”라고 언급하며, 디모데가 에베소 교회에서 겪었던 고난과 그로 인해 흘렸던 눈물을 기억합니다. 교회를 바른 복음 위에서 목회해 나갈 때에 이단들과 맞서 싸우며 성도들을 이끌어야 했던 사명은 그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심지어 디모데는 그로 인해 위장병까지 겪을 만큼 몸과 마음의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 고난이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님을 강조하며, 자신이 감옥에 갇혔을 때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것처럼 디모데도 고난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바울의 순교
바울은 디모데에게 확신을 줍니다. 하나님이 그와 함께하시고, 그가 맡은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고난이 있다고 해서 하나님이 그를 버리신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그와 동행하시며 힘을 주실 것입니다.
고난의 소명과 하나님의 은혜
오늘 본문은 고난 속에 있는 우리가 붙들어야 할 중요한 세 가지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첫째,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이유는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은혜에 있습니다.
딤후 1:9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소명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뜻과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
하나님은 우리의 잘잘못에 따라 시험을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은혜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그러므로 고난이 닥쳤다고 해서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것이 아님을 깨달으십시오. 우리는 이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와 사랑을 붙들고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행위대로 갚으셨다면 우리는 이미 멸망했을 것이지만, 그분은 우리를 끝까지 붙드시며 은혜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이루게 하십니다.
둘째, 복음의 소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고난이나 병, 가난 등의 어려움이 찾아와도 복음 전파는 멈추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감옥에 갇혀서도 복음을 전했던 것처럼, 고난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게 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소중한 사람들에 있던 한 성도는 호스피스 병동에 있으면서도 오빠와 언니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그들의 구원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분은 마약진통제 때문에 호스피스에서 대부분 잠들어 있었지만 눈을 뜨게 되었을 때에 옆에 큰 오빠가 있으면 “오빠 예수 믿어”라고 말하고 다시 눈을 감고, 또 눈을 뜨게 되었을 대에 언니가 있으면 “언니 예수 믿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장례식장에 갔을 때에 바로 그분들이 저에게 해주신 말입니다. 심지어 호스피스까지 가도 전도의 사명은 멈출 수 없는 것입니다.
바울 또한 자신의 투옥이 오히려 복음 전파에 유익을 준 일이라며 감사했습니다.
빌 1:12-14 "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 이러므로 나의 매임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으니, 형제 중 다수가 나의 매임으로 말미암아 주 안에서 신뢰함으로 겁 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담대히 전하게 되었느니라."
이처럼 우리의 연약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능히 일하시며, 그 고난을 통해 복음이 더욱 확산되도록 역사하십니다.
셋째, 고난 중에는 성령 안에 거하며 성령의 도우심을 붙들어야 합니다.
딤후 1:14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을 지키라”
고난 속에서는 마음이 하루에도 여러 번 흔들릴 수 있지만, 성령 안에서 충만히 거하면 흔들리지 않고 견고히 설 수 있습니다. 날마다 말씀과 기도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구하지 않으면 고난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결단만으로는 부족하며, 성령께서 공급해 주시는 새 힘이 필요합니다.
고난의 외로움을 잘 알기에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을 버린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한 사람들을 언급하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바울은 “아시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를 버렸다”고 말하며, 심지어 그들 중 부겔로와 허모게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기록합니다.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했던 바울이지만, 고난의 순간에 많은 사람이 그를 떠난 것을 그는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바울을 격려하고 끝까지 함께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네시보로입니다. 바울은 디모데후서 1장 16-18절에서 오네시보로와 그의 가정을 축복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딤후 1:16-18 “16) 원하건대 주께서 오네시보로의 집에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그가 나를 자주 격려해 주고 내가 사슬에 매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17) 로마에 있을 때에 나를 부지런히 찾아와 만났음이라 18) (원하건대 주께서 그로 하여금 그 날에 주의 긍휼을 입게 하여 주옵소서) 또 그가 에베소에서 많이 봉사한 것을 네가 잘 아느니라”
바울은 오네시보로의 헌신과 격려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음을 감사하며, 그의 집에 주님의 긍휼이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바울은 아무리 강한 사도일지라도 고난의 순간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따뜻한 격려가 큰 힘이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고난 가운데 있으면 찾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기 쉽지만, 이런 때일수록 찾아와서 진심 어린 사랑과 기도로 격려해 주는 이들이 고난 받는 자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됩니다. 우리도 주변에 고난 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기도로 돕고 실제적인 사랑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어려움 속에서 진정한 위로가 되어 줄 때, 우리의 작은 사랑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 묵상을 돕는 질문
1. 고난의 순간, 당신은 하나님께 순종하며 그분의 뜻을 구하고 있습니까?
2. 당신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며 힘을 주실 것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고난의 무게에 눌려 믿음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나요?
딤후 1:9-18
9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소명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뜻과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
10이제는 우리 구주 그리스도 예수의 나타나심으로 말미암아 나타났으니 그는 사망을 폐하시고 복음으로써 생명과 썩지 아니할 것을 드러내신지라
11내가 이 복음을 위하여 선포자와 사도와 교사로 세우심을 입었노라
12이로 말미암아 내가 또 이 고난을 받되 부끄러워하지 아니함은 내가 믿는 자를 내가 알고 또한 내가 의탁한 것을 그 날까지 그가 능히 지키실 줄을 확신함이라
13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으로써 내게 들은 바 바른 말을 본받아 지키고
14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네게 부탁한 아름다운 것을 지키라
15아시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를 버린 이 일을 네가 아나니 그 중에는 부겔로와 허모게네도 있느니라
16원하건대 주께서 오네시보로의 집에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그가 나를 자주 격려해 주고 내가 사슬에 매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17로마에 있을 때에 나를 부지런히 찾아와 만났음이라
18(원하건대 주께서 그로 하여금 그 날에 주의 긍휼을 입게 하여 주옵소서) 또 그가 에베소에서 많이 봉사한 것을 네가 잘 아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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