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하 20:1-11
고난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사명의 시작
하나님을 의지한 히스기야
히스기야 왕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성도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가 병에 걸렸을 때,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병에서 회복된 사건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가 앗수르의 침략이라는 큰 위기 앞에서 얼마나 전심으로 하나님을 의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습니다. 히스기야의 삶을 통해 우리는 그의 신앙이 단순히 병고침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뢰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히스기야의 이야기를 통해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운명 같은 질병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한 왕이었습니다. 성경은 그에 대해 “그의 전에도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다”(왕하 18:5)고 평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가 하는 모든 일을 형통하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히스기야는 병에 걸리지 말았어야 할 것 같고, 하나님께서도 그가 병에 들지 않도록 막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성경은 히스기야가 중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고 분명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감기가 걸리듯 바이러스가 공중에 날아다니다가 든 병이 아닌 운명 같은 병입니다.

1절에 병이 들었다고 선지자가 직접 말해줍니다. “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굳이 병들어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을 살아가는 히스기야에게 찾아가, 그가 죽을 병에 걸렸다고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것은 히스기야의 병이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에게 특별히 허락하신 병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에게 그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리시며, 그에게 죽을 준비를 하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은 역설적이게도 히스기야가 더 살아야할 목적과 이유를 붙들게 합니다.
히스기야와 같이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때로는 질병과 고난이 찾아옵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난이 때로는 우리의 잘못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때로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히스기야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고 그분 앞에 나아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살고자 하는 히스기야
왕하 20:2-3 “2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3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때로는 환우들 중에 자신의 병이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며 체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절망 속에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기다리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나아갈 마음을 잃어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질병이나 문제가 우리의 앞길을 완전히 막은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끝은 아닐 수 있습니다.
히스기야는 하나님으로부터 죽을 병에 걸렸다는 선고를 받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께 간절히 살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는 병으로 인해 성전에 갈 수 없었고, 예전처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여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병상에서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며 간구했습니다.

우리 환우들이 비록 아프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예배하고 기도하고자 할 때, 하나님께 나아갈 기회는 언제나 가까이 있습니다. 기도할 곳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면 기도할 수 있는 장소에 금방 도착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것은 귀하고 복된 일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환경이나 상황이 우리의 기도와 예배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며, 우리가 그분을 의지할 때 그분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십니다.
왕하 20:4 “이사야가 성읍 가운데까지도 이르기 전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이 말씀이 하고 싶은 말이 히스기야의 간절한 기도를 속히 응답해 주고 싶은 하나님의 마음이라 느껴집니다. 마치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 하신 하나님이 이삭을 바치는 믿음을 보고 싶었던 것일 뿐 사실은 이삭을 진짜 바치는 것을 보려는 것이 아닌 것처럼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에게 히스기야에게 속히 돌아가서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갈 것이라”(왕하 250:5)고 알려주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의 인생을 15년을 연장해 줄 것이라 했으니 하나님의 본심이 히스기야를 죽이려는 것이 결코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그가 이렇게 절망스러운 가운데 여호와를 찾게 하심으로 무엇을 받기 원하시는 것일까요?
사명으로 사는 인생
6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에게 "내가 네 날에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나를 위하고 또 내 종 다윗을 위하므로 이 성을 보호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히스기야는 하나님께서 연장해 주신 생명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하루하루를 주의 사명을 위해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께서 그에게 맡기신 사명은 단순히 육적인 생명을 연장받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다윗에게 허락된 이 아름다운 성 예루살렘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지켜내는 것, 즉 나라를 보호하고 견고히 하는 일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군사적 수성(守城)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영적인 순결을 지키며, 그 성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바르게 서도록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예루살렘 성의 안팎을 돌보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날들은 그저 살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충성하며 살아가는 날들입니다.
나의 사역 여정과 하나님 앞에 한 사명 선언
대전 새로남 교회에서의 시간이 끝나갈 무렵, 제 마음 한 켠에는 ‘장년 사역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습니다. 미국 유학 후, 청년 사역으로 시작해 두 번째 사역지에서도 청년들과 함께 했지만, 이제 40이 되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는 장년들을 섬기며 나도 성숙한 사역자로 세워져야겠다’는 마음으로 대형 교회 두 곳에 지원서를 냈습니다.
솔직히 그때 저는 조금 교만했습니다. ‘이 두 곳만 내가 지원하면 분명히 될 거야’라는 자신감이 있었죠. 모든 것이 순탄할 것 같았고, 하나님의 계획이 그곳에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두 교회 모두 마지막 담임 목사님과의 면접까지 올라갔습니다.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첫 번째 교회에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연락이 와 불안감이 몰려왔습니다. 두번째 교회 면접을 하러 갈 때 어머니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교구에 아무도 없다면, 내가 전도해서 그 교구를 채우겠다고 말해라. 하나님 앞에서 네 사명에 대한 확신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니?"
어머니의 말씀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도 제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그게 너무 절박한 표현은 아닐까? 저는 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교회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마음 속에서 ‘장년 사역 경험이 없는 나를 뽑기 어려웠겠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리고 11월 경 2차로 다시 지원서를 두교회에 냈습니다. 이번엔 "전도하는 목사로서 영혼 구원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습니다"라는 다짐을 인터뷰 때 전했습니다. 이번에는 교회들로부터 긍정적인 대답이 빠르게 돌아왔고, 마침내 한 교회의 교구 수석 목사로 섬길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교구 목사로 임명되었을 때, 그동안 경험이 없던 내가 이런 중책을 맡게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부르신 것이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 순간 하나님께서 주시는 응답이 마음 깊이 다가왔습니다.
바쁜 일정과 사역의 무게에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하나님 앞에 고백한 사명이 있었기에 저는 사역에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컴퓨터안에 잠자던 수없이 많은 장기 결석자들을 출력해서 일일이 전화하고 찾아 다녔습니다.
‘하나님, 이 영혼들을 다시 세우게 해주십시오.’
여러분 앞에 놓인 문제들이 그저 우연히 닥쳐온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이 멀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주님께서 지금 그 문제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사명을 선언하시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하나님, 이제 영혼 구원을 위해서 살아가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상황 속에서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삶은 그분의 계획 안에 있습니다. 힘들고 막막해 보이는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실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걸어갈 때, 그 모든 문제는 사명으로 바뀌고, 우리의 길은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질 것입니다.

묵상을 돕는 질문
1. 히스기야는 질병과 죽음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당신은 삶의 어려움이나 질병이 닥쳤을 때, 히스기야처럼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까?
2. 히스기야에게 연장된 생명은 단순한 시간의 연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명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을 하나님 앞에 다시 생각해본다면, 여러분의 삶에서 이루어야 할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왕하 20:1-11
1그 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매 아모스의 아들 선지자 이사야가 그에게 나아와서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하셨나이다
2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3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4이사야가 성읍 가운데까지도 이르기 전에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5너는 돌아가서 내 백성의 주권자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왕의 조상 다윗의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겠고
6내가 네 날에 십오 년을 더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 성을 앗수르 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나를 위하고 또 내 종 다윗을 위하므로 이 성을 보호하리라 하셨다 하라 하셨더라
7이사야가 이르되 무화과 반죽을 가져오라 하매 무리가 가져다가 그 상처에 놓으니 나으니라
8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낫게 하시고 삼 일 만에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게 하실 무슨 징표가 있나이까 하니
9이사야가 이르되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을 응하게 하실 일에 대하여 여호와께로부터 왕에게 한 징표가 임하리이다 해 그림자가 십도를 나아갈 것이니이까 혹 십도를 물러갈 것이니이까 하니
10히스기야가 대답하되 그림자가 십도를 나아가기는 쉬우니 그리할 것이 아니라 십도가 뒤로 물러갈 것이니이다 하니라
11선지자 이사야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아하스의 해시계 위에 나아갔던 해 그림자를 십도 뒤로 물러가게 하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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