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1:13-22
예배를 드리도록
욥기는 글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해서 어려운 것입니다.
욥의 이야기가 시작되며 첫째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왜 의인인 욥에게 고난이 내릴 것을 허락하셨나 하는 부분입니다.
두번째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욥은 어떻게 모든 고난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욥에게 일어난 재앙
욥에게 일어난 재앙은 인간에게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들입니다.
평범한 어느 날 욥에게 급하게 들어온 사환은 놀라운 말을 합니다.
스바 사람이 갑자기 칼로 종들을 죽이고 소와 나귀를 모두 빼앗아간다는 것입니다. (욥 1:13-14)
‘스바 여왕의 그 스바?’
고대의 스바는 에티오피아 이거나 중동 아라비아 반도의 맨 남쪽 하단 어디쯤으로 추정합니다. 아프리카나 혹은 아라비아 남단 어디인가에 있는 도둑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입니다. 왜 아무 전후 사정이 없는 일이 발생했을까?
그러나 너무 놀랍고 기가 막힌 일을 듣고 이해라는 것을 해보려고 하는데 말이 끝나지도 않은 시간에 또 다른 사람이 와서 욥에게 닥친 재앙의 소식을 전해줍니다.
이번에는 하늘에서 하나님의 불이 내려 양과 종들을 살라 버린 것입니다. (욥 1:16) 혹시 불씨가 날아와 양 한마리를 태웠다는 것은 우리가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욥의 양이 7000마리인데 (욥 1:3) 한 번에 죽었다는 말입니다.
또 말하는 중에 갈대아 사람이 와서 낙타를 빼앗고 칼로 종들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욥 1:17) 갈대아 사람이라면 북쪽 지역 어디선가 돌아다니는 유목민일 뿐인데 어떻게 욥을 알고 찾아왔느냐는 말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욥이 살 던 우스라는 땅은 어디입니까?
“우스 땅에 사는 딸 에돔아 즐거워하며 기뻐하라 잔이 네게도 이를지니 네가 취하여 벌거벗으리라”
애 4:21
우스가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에돔이 거주하던 곳이라는 것을 예레미야 애가를 통해 단서를 얻게 됩니다.
에돔 땅 어디라면 갈대아인이 낙타를 가져가고 종들을 죽인 재앙은 북에서부터 임한 것입니다. 욥은 북쪽의 갈대아인에게, 남쪽의 스바에게, 심지어 하늘에서 재앙이 임하여 멸망당하였습니다.
욥기를 대하는 사람들은 이 엄청난 재앙들에 작은 공감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욥이 받는 재앙은 점입가경(漸入佳境)입니다.
마지막으로 큰 바람이 불어서 욥의 자녀들이 다 죽었다는 것입니다. (욥 1:18-19)
이건 누가 봐도 말이 안 되고 이건 누가 봐도 하나님께서 욥을 망하게 하셨다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욥은 이 모든 환난을 당하고도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예배하며”
욥 1:20
목사 안수받을 때에 어머니가 주신 조언
저는 목사로써 깊은 실의(失意)속에 빠져 있는 성도들을 예배의 자리에 초청하기 위해서 평생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처음 목사 안수받을 때에 어머니가 하신 조언 때문입니다.
“앞으로 매일 최소한 절망한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목표로 하세요.”
목사로써 심방, 성경공부, 행정, 부서 일, 훈련 등등 맡겨진 일들이 있지만 추가적으로 반드시 삶에서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찾아 심방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사람을 찾아 만나는 것은 목회적으로 큰 유익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순장과 같은 리더들에게만 목회적 만남이 편중되지 않게 됩니다. 또 삶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목회도 더 현장성이 생깁니다.
그래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로 어느 교회를 가든 저는 성도님들의 교적을 모두 찾아 장기결석자들을 추려내는 일을 먼저 했었습니다. 청년 부서에 230명 정도 출석하는 인원을 맡았다면 장기결석자를 출력해 보면 2000명이 넘게 저 깊은 곳에 묻혀 있습니다. 장기 결석자들 전화 번호를 추려 전체 문자를 보냅니다.
“저는 이번에 새로 청년부에 부임한 아무개 목사입니다. 그동안 교회를 잘 나오시지 못한 듯하여 이렇게 문자로나마 인사를 드립니다. 조만간 교회에서 뵐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면 각종 답이 옵니다.
고맙다 혹은 이사를 가서 못가게 된다 때로는 괜히 욕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사 갔다거나 혹은 전화 번호가 바뀌어 다른 사람이라는 답이 온 것들은 추려서 영구 삭제합니다. 그렇게 추린 1000명 정도의 연락처와 주소를 갖고 매일 내게 주어진 일 외에 만나야할 제 심방리스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매일 1명이지만 쉬울 듯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드디어 한 장기 결석자였던 자매 한 명과 심방 약속이 잡혔습니다.
“왜 교회를 잘 못나오셨어요?”
“아무개 형제가 차를 마시자 해서 서로 좋은 마음을 가지려 했는데 이 형제가 다음 주에 다른 자매와 커피를 마시는 거예요. 어떻게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다 이럴까 하는 마음에 시험이 들었습니다.”
청년들을 영적 폭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 별 일도 아닌 것 같은 일에 상처받고 힘들어 하기 때문에 언제 터질지 몰라 폭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 둘이 사귄 것도 아니고 결혼한 것도 아닌데 뭘 그런 걸 가지고 시험에 드나?’ 라며 반응하면 안 됩니다.
“… 아이구야…”
이렇게 대답하면 그 속마음을 다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보면 청년들이 교회 나오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줍니다.
겨우 예배의 자리에 앉혀 놓았는데 또 다음 주부터 안 나옵니다. 이제 또 심방을 합니다. 거의 1년이 지난 뒤입니다.
“왜 교회를 못 나오셨나요?”
“순장 언니가 다음 순모임에 간식을 사오라 해서 부담 되서 안 나갔어요.”
“….. 아이구야….”
이제 장년부를 섬기게 되면 청년들처럼 늘 폭탄이 터질까 걱정이 되는 일은 없겠지 생각했습니다. 장년부의 고난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많았습니다.
장년부에서 장기 결석자를 심방할 때에는 여전도사님도 함께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교회에서 오래 섬겼던 분이라 성도들 동향을 어느 정도 다 아시는 분입니다.
“왜 교회를 못 나오셨나요?”
별로 대답이 없으시고 차차 나오시겠다고 멋쩍게 웃기만 하십니다.
돌아 나오는데 전도사님이 그제야 말씀하십니다.
“아무개 집사님 아드님이 살인을 해서 교회 나오기 창피해하시는 거예요.”
“아까 말씀 좀 해 주시지.. 거실에 있던 아드님 사진을 보면서 잘생겼다고 말했는데…”
또 어떤 분은 평생을 학교 교사로 섬겼던 아주 신실한 권사님이었습니다. 이렇게 성실하셨던 분이 교회를 오랬동안 못 나오고 있으니 안될 일입니다.
집을 어렵게 찾아갔더니 집이 평생 교사일을 하셨던 분 집 치고는 너무 허름했습니다. 허름한 집에 들어서자 아이들 용품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심방하는 동안 어린 아이가 내내 예배를 방해했습니다.
황혼육아의 증가와 어려움 (황혼육아 떠밀리는 ‘할마할빠’ 고충 누가 알아줄까? [일상톡톡 플러스] | 세계일보 (segye.com))
권사님의 아드님이 사업을 했는데 모두 망한 것입니다. 권사님에게 통사정하는 것을 못이기시고 퇴직금 전체를 주었는데 이렇게 또 망하게 되어 손주를 봐주며 살아야 했고 집도 이사해서 멀다 느껴 나오지 못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이런 자신의 상황이 창피해서 교회를 못 나오셨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 일상 삶은 상상할 수 없는 고난들의 집합체입니다.
고난이 없는 사람은 없다.
“삶은 고해다. 이것은 삶의 진리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진리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어렵다는 이 쉬운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M.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난 가운데 예배의 자리를 놓이지 않는 것은 어려운 듯합니다. 교회 출석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장년부 한 교구를 맡았을 때에 400명을 받았습니다. 그 중 출석자는 1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장기 결석자를 출력해 보니 10,000명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조언을 따라 부목사 시절 힘을 다하여 절망에 빠진 한 영혼을 찾으러 가며 알게 된 것은 이것입니다.
‘출석 교인들 보다 더 많은 성도들이 실의에 빠져 예배하지 못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을까?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욥 1:21
소유한 것, 주신 것 모든 것이 여호와의 것이라는 것을 아는 자만이 모든 것을 잃어도 예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환우들이 암에 걸려 기도할 때에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치유하십니다.”
아무리 항암, 각종 치료, 대체의학을 써도 하나님이 치유해야 된다는 것을 우리 환우들은 공감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만사도 하나님이 이루셔야 이뤄지는 것입니다.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잠 16:3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런 모든 것, 만남, 관계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것이니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셨으니 하나님께서 가져 가실 수 있습니다.
왜 병을 주셨나?
왜 어려움이 왔는가?
어떻게 예배할 수 있는가?
이것도 하나님이 주셨던 것입니다. 저것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던 것입니다.
욥기는 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해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입니다. 선하신 하나님이 왜 내게 주셨던 것을 가져가셨냐고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욥기는 결론을 드리며 끝을 낼 수가 없습니다.
결론은 욥처럼 하나님이 거둬가실 수 있는 분이라 말씀드리지만 결국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당신의 몫입니다.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서 말미암았음을 여러분의 영혼에 새길 수 있다면 우리가 예배가운데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이 예배의 자리로 나아갈 때에 힘들 때가 있습니까? 하나님을 예배할 진실된 마음을 막는 것이 있습니까?
2. 당신 주변에 신앙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습니까? 예배의 자리를 포기한 사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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