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9:81-96
내 인생에 남은 것 하나
부도가 나고 나서야
어릴 적,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다가 부도가 났습니다. 아버지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함께 거래하던 공장의 부도에서 시작된 도산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집에서 돈이 완전히 증발해버렸습니다. 전날 까지만 해도 손에 넘쳐나던 돈이,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눈에 보이던 것들이 통째로 사라지니, 아버지의 마음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인생이 끝난 듯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경험해 보셨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처참한 날일수록 이상하게도 아침의 날씨는 더 좋고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사람들은 분주하게 다니고 버스가 달리고,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던가요?
나는 끝난 듯하지만 세상은 잘 돌아갑니다. 이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죽었다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다 사라진 인생이라도 당신은 살아 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하나님께로 돌아왔습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하나님을 만났고, 다시 살아갈 이유를 하나님 안에서 찾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이제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바로 개척도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하나님만을 위해서 살겠다고 서원하셨습니다. 그렇게 두분 다 하나님만 위해서 살겠다고 하자 거짓말처럼 장사가 다시 잘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대해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가게를 팔고 종로에서 하나로 교회를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목회에서도 큰 실패를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하셨지만 목회적으로 어려움을 갖게 되어 성도들의 3분의 2가 떠나는 충격적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게 텅 빈 예배당 안에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망하면 하나님에게 돌아오면 되지만 목회하다 안되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저의 부모님은 그냥 하나님 안에서 버티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이고 20년이고 아무 변화없이 시간이 흘러갔지만 하나님께서 ‘그만하라’고 하시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않겠노라고 끝까지 말씀안에 거하려 힘을 썼습니다. 그 진창 같던 세월 속에서 하나님은 열매를 맺으셨습니다.
진창 속에서 피어난 열매
지금은 진창 속에서 피어난 소중한 사람들 사역이 더 풍성한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노숙인들과 암환우들이 열매를 누리고 있지만, 그 시간들을 지나온 부모님은 얼마나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겠습니까?

소중한 사람들 서울역 광장 노숙인 전도 현장

줄이 끝이 없다.
“나의 영혼이 주의 구원을 사모하기에 피곤하오나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 나의 말이 주께서 언제나 나를 안위하실까 하면서 내 눈이 주의 말씀을 바라기에 피곤하니이다”(시 119:81-82).
정말 힘든 것은 주의 말씀으로 이겨내 보려 하지만, 그 말씀이 영혼을 깨우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입니다. 은혜를 사모할수록 오히려 더 깊은 결핍을 느끼게 됩니다. 시인은 그런 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내가 연기 속의 가죽 부대같이 되었으나 주의 율례를 잊지 아니하나이다”(시 119:83).
연기 속에 그을려 수축된 가죽 부대처럼, 제 모습을 잃고 초라해진 자기를 바라보며 내뱉은 절절한 고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끝까지 주의 말씀을 따릅니다. 그 말씀만을 의지하여 걸어갑니다. 마치 홍수로 불어난 계곡을 위태롭게 건너는 이가 수면 위에 겨우 보이는 징검다리를 하나씩 밟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말씀을 따라 나아가면 정말 구원에 이를 수 있을지,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의문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확신보다는 의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주의 종의 날이 얼마나 되나이까 나를 핍박하는 자들을 주께서 언제나 심판하시리이까 주의 법을 따르지 아니하는 교만한 자들이 나를 해하려고 웅덩이를 팠나이다 주의 모든 계명들은 신실하니이다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핍박하오니 나를 도우소서”(시 119:84-86).
차라리 머리를 굴리고 자기 뜻대로 살면 이토록 마음이 오그라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말씀만 붙들려고 애쓰다 보니, 사람 마음이 점점 작아지고 움츠러드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소중한 사람들 부지를 하나님의 뜻을 따라 구입했지만 이 땅은 맹지였습니다. 30년 도안 요지 부동했습니다. 맹지인 이 땅을 팔아서 하나로 교회의 빚도 갚고 다른 도시로 이사라도 해야 되지 않겠나요? 우리는 다 죽어가는 듯한데 어머니는 하나님이 오늘도 하게 하신다고 말하실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나를 세상에서 거의 멸하였으나 나는 주의 법도들을 버리지 아니하였사오니”(시 119:87).
“하나님, 제가 세상에서 거의 멸해지기 일보 직전입니다.” 이 고백을 주목하십시오. 이제 남은 것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살아 있기에 여전히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시인은 말씀을 따라 살 뿐이라고 말합니다.
살아 있음이 곧 소망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잃었어도 아직 살아서 또 하루를 맞이했다면 우리는 곁에 있는 말씀을 붙들고 또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예레미야애가 3:22–23)
예레미야는 유다가 무너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봅니다. 나라는 망하고, 성전은 불타고, 백성은 포로로 끌려갑니다. 그 비극의 한가운데서 예레미야는 매일을 눈물로 지새웁니다. 그러나 그 깊은 통곡 속에서 문득 깨닫습니다.
눈물 흘리고 있는 이 무너진 삶의 잔해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모든 것이 끝난 듯한 그 자리에서도 아침은 다시 밝아오고, 숨은 이어지고, 가슴은 아직 뛰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해를 뜨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육체를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눈을 뜨고, 숨을 쉬고, 고통을 느끼는 이 모든 순간이, 사실은 은혜의 증거입니다.

“주의 성실하심은 대대에 이르나이다 주께서 땅을 세우셨으므로 땅이 항상 있사오니 천지가 주의 규례들대로 오늘까지 있음은 만물이 주의 종이 된 까닭이니이다”(시 119:90-91).
이 세상의 만물이 지금까지 존재해 온 것은 하나님의 뜻에 따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실하심이 해를 뜨게 하고, 비가 오게 하며,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게 하신 것입니다.
“주의 법이 나의 즐거움이 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내 고난 중에 멸망하였으리이다”(시 119:92).
시인이 말한 것처럼, 말씀을 사랑함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미 멸망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영원하십니다. 그 영원에서 우리를 보자면 우리는 먼지와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가 어찌 그 깊고 오묘한 뜻을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다만 오늘도 우리가 살아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크신 선하심과 인도하심의 은혜를 입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하기에 말씀을 붙들고 또 한 걸음 나아갑니다.
끝이 없는 하나님의 말씀
“내가 보니 모든 완전한 것이 다 끝이 있어도 주의 계명들은 심히 넓으니이다”(시 119:96).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끝이 납니다. 아름다워 보이던 것도, 견고해 보이던 것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그러나 주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영원하신 말씀을 붙들고 우리는 또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감당할 수 없다는 마음이 들면 기도하십시오.
“감당할 힘을 달라고. 나아갈 수 있는 의지를 달라고. 다시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해 달라고.“
그렇게 기도하며, 말씀을 붙들고 걸어가십시오.
◎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입니까? 고난에 고아 같이 버려두신 분입니까?
2. 고난에 처한 당신에게 주신 말씀은 무엇입니까?
시 119:81-96
81나의 영혼이 주의 구원을 사모하기에 피곤하오나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
82나의 말이 주께서 언제나 나를 안위하실까 하면서 내 눈이 주의 말씀을 바라기에 피곤하니이다
83내가 연기 속의 가죽 부대 같이 되었으나 주의 율례들을 잊지 아니하나이다
84주의 종의 날이 얼마나 되나이까 나를 핍박하는 자들을 주께서 언제나 심판하시리이까
85주의 법을 따르지 아니하는 교만한 자들이 나를 해하려고 웅덩이를 팠나이다
86주의 모든 계명들은 신실하니이다 그들이 이유 없이 나를 핍박하오니 나를 도우소서
87그들이 나를 세상에서 거의 멸하였으나 나는 주의 법도들을 버리지 아니하였사오니
88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 그리하시면 주의 입의 교훈들을 내가 지키리이다
89여호와여 주의 말씀은 영원히 하늘에 굳게 섰사오며
90주의 성실하심은 대대에 이르나이다 주께서 땅을 세우셨으므로 땅이 항상 있사오니
91천지가 주의 규례들대로 오늘까지 있음은 만물이 주의 종이 된 까닭이니이다
92주의 법이 나의 즐거움이 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내 고난 중에 멸망하였으리이다
93내가 주의 법도들을 영원히 잊지 아니하오니 주께서 이것들 때문에 나를 살게 하심이니이다
94나는 주의 것이오니 나를 구원하소서 내가 주의 법도들만을 찾았나이다
95악인들이 나를 멸하려고 엿보오나 나는 주의 증거들만을 생각하겠나이다
96내가 보니 모든 완전한 것이 다 끝이 있어도 주의 계명들은 심히 넓으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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