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19:11-27
드러날 진심, 드러날 충성심
먹고 사는 문제
사람은 먹고 살아야 하고 노후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현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의 재물을 다 팔아야 한다는 말씀은 너무 과한 가르침이 아니냐고 묻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재물을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라는 말씀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바울은 분명히 말했습니다.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노라"(살후 3: 10)
주께서 부자에게 그들의 재물을 팔라고 하신 것은 마음 속 탐욕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인간이 본래 욕구를 두 방향으로 향할 수 없게 설계된 존재임을 알아야 합니다. 결국 주를 위해 살기 위해서는 세상의 욕심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때에는 모든 것이 드러날 것입니다. 진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바랐는지 아니면 자신의 욕심을 숨긴 채 살아왔는지 모두가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날, 주님을 만나는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결산을 볼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삭개오의 집에 있던 사람들
삭개오의 집(여리고)에 있을 때, 예수님과 그의 무리는 이제 예루살렘에 거의 다다른 상태였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당장 이루기 위해 무엇인가 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누가복음 19:11).
삭개오의 집에는 크게 세 부류의 사람이 있었습니다.

첫째, 삭개오를 비롯한 그의 가족과 지인들,
둘째, 예수님의 제자들,
셋째, 예수님께서 죄인의 집에 거하신다고 비판하던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입니다.
아직 메시아가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실지를 완전히 알지 못했던 이들 모두는 예수님께서 이번 예루살렘 행에서 쿠데타든 무엇이든 어떤 행동을 하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삭개오의 집에서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라"(눅 19:10)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하신 후, 예수님은 곧이어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은 열므나 비유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기 위해 먼 나라로 떠나게 됩니다. 예수님의 이 비유의 설정은 유대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배경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헤롯이 로마로 가서 분봉왕의 지위를 받아왔습니다.
우리는 왕 하면 자연스럽게 왕위가 아들에게 세습되는 것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유대가 로마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로마 황제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내가 이 지역의 왕위를 맡고 싶습니다. 대신 얼마의 세금을 로마에 바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황제와 일종의 계약을 맺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하신 이 비유는 그 시대 사람들에게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은 열 므나를 열 종에게 각각 한 므나씩 나누어 주며,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14절은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그런데 그 백성이 그를 미워하여 사자를 뒤로 보내어 이르되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 됨을 원하지 아니하나이다 하였더라”(눅 19:14).
이 귀인은 지금 먼 나라로 가서 왕위를 받으려 합니다. 그런데 이 귀인의 종들이 아닌, 일반 백성들은 이 사람이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사절을 황제에게 보내어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합니다. 이 상황에서 종들은 어떤 긴장감을 느끼게 될까요?
자신들의 주인이 과연 왕이 될지, 아니면 실패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인 것입니다.
과연 이 귀인이 왕이 될 수 있을까요?
만약 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 종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귀족 출신의 종으로 머무는 것과 왕의 신하가 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충성을 다해 섬긴다면, 왕이 되어 돌아온 주인은 상상할 수 없는 보상을 해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주인이 왕이 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종들은 이 일로 인해 백성들에게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노력이 위험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인이 왕이 될지, 아니면 실패할지 알 수 없는 긴장된 상황 속에서 이야기는 15절로 넘어갑니다.
15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놀랍게도, 그 귀인이 왕위를 받아서 돌아옵니다. 그리고 왕이된 주인이 종들에게 주는 상급의 수준은 종들이 노력한 결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합니다.

첫째 사람은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남겼습니다. 은 한 므나는 약 100데나리온에 해당합니다. 데나리온 하나는 한 사람이 하루 동안 일했을 때 받는 하루치 품삯입니다. 따라서 한 므나는 대략 세 달 치 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기준으로 하루 일당을 10만 원 정도로 계산하면, 한 므나의 가치는 약 천만 원 정도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한 단순화입니다.)
이제, 천만 원의 가치를 지닌 한 므나를 받아 열심히 일한 첫 번째 종을 봅시다. 그는 한 므나를 가지고 10므나를 남겼습니다. 즉, 1억 원의 가치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물론 1억은 큰 돈이지만,
왕이 되어 돌아온 주인이 이 종에게 준 상급은 돈보다 훨씬 컸습니다.
주인은 그에게 10고을을 다스릴 권한을 맡겼습니다.
그렇다면 이 10고을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고을πόλις(polis)'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작은 행정구역을 의미하는데, 작은 고을은 약 300명 정도, 큰 고을은 수천 명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평균적으로 계산하기 쉽게 한 고을에 약 1,000명이 거주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즉, 이 종은 천 명 규모의 고을 10개를 맡은 것입니다.
당시 세금 제도를 살펴보면 지금처럼 소득에 따라 세율이 다르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인두세를 부과했습니다. 한 사람당 1데나리온, 즉 하루 품삯을 세금으로 내야 했습니다.
이를 현재 가치로 계산하면, 한 사람당 약 10만 원, 따라서 한 고을에서는 약 천만 원(1므나)의 세금이 나옵니다.
여기에 농산물 세금과 거래세까지 포함하면, 한 고을당 약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정도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옛 팔레스타인에서 분봉왕이 로마에 상납했던 세금 비율을 보면, 전체 수입의 약 10~20%를 바쳤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매번 세금을 거둘 때 약 4억 원 정도의 수입 중에서, 통상 4천만 원 정도만 주인에게 상납하면, 나머지 수입은 자기가 통치하는 10고을의 운영과 이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왕이된 주인은 이런 충성스러운 종에게 고을을 맡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왕이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종은 충성을 다하고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신실한 마음을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종이 받은 상급은 1억이라는 단순한 돈의 가치가 아닙니다. 고을을 맡았으니 이것이 어떻게 고정적 가치인 돈의 가치와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
둘째 종은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삭개오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삭개오는 자신의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제자들은 예수님께 말했듯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좇았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비유에서 말씀하신 열 므나를 남긴 종들은 제자들을 가리키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에게 얼마를 나누었느냐가 아닙니다. 마음을 하나님께 얼마를 두느냐의 문제, 즉 탐욕에 관한 말씀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만 마음을 다해 오직 예수로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삭개오처럼 절반만 내려놓는다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삶도 그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절반만 내려놓았다고 해도 그 역시 탐욕을 버려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마지막 종은 받은 한 므나를 그대로 보관했다가 주인에게 돌려준 종입니다. 이 마지막 종은 예수님을 비방하던 외식하는 바리새인들을 상징합니다.
“이는 당신이 엄한 사람인 것을 내가 무서워함이라 당신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나이다”(눅 19:21).
이는 또한 우리 복음 시대의 사람들중 외식하는 자들이 흔히 품고 있는 악한 마음입니다.
"어차피 하나님께서 구원받을 자를 택하셨으니, 알아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겠지."
"아무개 집사님, 우리 함께 전도하러 갑시다."
"죄송해요.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아무개 집사님, 우리 함께 봉사하러 가려는데요."
"죄송해요. 오늘 가족 모임이 있어서요."
왜 주님의 나라를 이루는 일에 힘을 다하지 않았습니까?
"살기 바빴습니다."
100만 원을 버는 사람이나, 100억을 버는 사람이나 다 살기 바쁘다 대답할 것입니다. 주님을 향한 마음이 있었는가요?
당신의 마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습니까?
탐욕에 빠진 마음은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세상을 더 사랑합니다. 예배를 드리면서도 머릿속에는 늘 돈, 성공, 안락함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님께 마음을 두지 않는 삶은 실제로는 자기 욕심을 섬기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그 모든 숨겨진 것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고민
서두에서 나눴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봅시다. 맞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고, 어디선가 자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를 전심으로 이루려 한다면 주께서 약속하셨습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그러나 이 말씀을 무조건 목사나 선교사가 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목사가 되었더라도 비록 목사 일은 하나님의 일이라 할 수 있지만, 자신을 전폭적으로 드려 주의 나라를 이루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섬기던 교회의 한 청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청년은 부산의 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통합 과정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마치면 웬만한 대학의 교수직, 대기업 테크 엔지니어, 외국 기업 엔지니어, 심지어는 각종 컨설팅 회사나 금융권, 합작 회사 등에도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은 오랜 기도 끝에 박사 과정을 끝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을 하기로 결심하고, 대전의 한 연구소 전산팀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전산팀에 들어간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 청년에게는 너무나 아까운 선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청년은 단순히 박사 학위를 내려놓은 것이 아닙니다. 탐욕을 내려놓은 것입니다.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사실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욕심이 채워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날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남은 날 동안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묵상을 돕는 질문
1. 탐욕을 내려 놓았습니까?
2. 당신은 왕이신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온 마음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눅 19:11-27
11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있을 때에 비유를 더하여 말씀하시니 이는 자기가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셨고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로 생각함이더라
12이르시되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아가지고 오려고 먼 나라로 갈 때에
13그 종 열을 불러 은화 열 므나를 주며 이르되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 하니라
14그런데 그 백성이 그를 미워하여 사자를 뒤로 보내어 이르되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 됨을 원하지 아니하나이다 하였더라
15귀인이 왕위를 받아가지고 돌아와서 은화를 준 종들이 각각 어떻게 장사하였는지를 알고자 하여 그들을 부르니
16그 첫째가 나아와 이르되 주인이여 당신의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남겼나이다
17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다 착한 종이여 네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니 열 고을 권세를 차지하라 하고
18그 둘째가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당신의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만들었나이다
19주인이 그에게도 이르되 너도 다섯 고을을 차지하라 하고
20또 한 사람이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보소서 당신의 한 므나가 여기 있나이다 내가 수건으로 싸 두었었나이다
21이는 당신이 엄한 사람인 것을 내가 무서워함이라 당신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나이다
22주인이 이르되 악한 종아 내가 네 말로 너를 심판하노니 너는 내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는 엄한 사람인 줄로 알았느냐
23그러면 어찌하여 내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아니하였느냐 그리하였으면 내가 와서 그 이자와 함께 그 돈을 찾았으리라 하고
24곁에 섰는 자들에게 이르되 그 한 므나를 빼앗아 열 므나 있는 자에게 주라 하니
25그들이 이르되 주여 그에게 이미 열 므나가 있나이다
26주인이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릇 있는 자는 받겠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27그리고 내가 왕 됨을 원하지 아니하던 저 원수들을 이리로 끌어다가 내 앞에서 죽이라 하였느니라
#매일성경 #큐티 #누가복음 #먹고사는문제 #하나님나라 #삭개오 #열므나비유 #믿음과순종 #마음의욕구 #탐욕버리기 #헌신된삶 #천국상급 #우선순위 #복음묵상 #영적성장 #제자도의길 #하나님사랑
'신약 > 누가복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복음 20:19-40 산 자의 하나님 - 매일성경, 큐티 / 인생 고난, 믿음으로 살기 (0) | 2025.04.08 |
---|---|
누가복음 20:1-18 예수님 권세 내 권세 - 매일성경, 큐티 / 복음 전도, 성령충만 (1) | 2025.04.08 |
누가복음 19:1-10 돌무화과 나무에 여린 아름다운 열매 - 매일성경, 큐티 / 탐욕의 회개, 성령의 열매 (0) | 2025.04.05 |
누가복음 18:31-43 보길 원합니다 - 매일성경, 큐티 / 암치유,영의 눈을 뜨다 (0) | 2025.04.04 |
누가복음 18:15-30 바늘귀를 지나기 위하여 - 매일성경, 큐티 / 탐심, 복음 (0) | 2025.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