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2:8-17 나는 당신의 여인 - 매일성경, 큐티 / 신앙 고백, 마음 다스림
아 2:8-17
나는 당신의 여인
결혼, 굴레가 아닌 설렘의 약속
요즘은 결혼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삶도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어떤 이들은 결혼을 하나의 굴레로 여기며 자유로운 삶을 더 소중히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혼을 한 사람으로서 결혼을 되돌아보면 그 굴레가 결코 억압이 아니었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오히려 그 굴레 안에서 참된 기쁨과 사랑을 배웁니다. 결혼은 둘이 서로를 향해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일입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인생에서 가장 귀한 약속이 바로 결혼입니다. 아직 사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들에게 결혼의 약속은 어쩌면 설레임으로 가득한 일일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이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만을 사랑하기로 결단했던 그 첫 마음, 그 순전했던 고백을 다시 회복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의 음성에 반응하는 술람미 여인
술람미 여인의 귀에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직 멀리 있지만, 목소리에 마음은 이미 요동칩니다.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아 2:8-9).
주님은 언제나 우리를 향해 멀리서부터 다가오고 계십니다. 그러나 주님이 멀리 떨어져 계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멀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주님이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는다 생각하지만, 그분은 늘 우리의 곁에 계셨습니다. 다만 우리의 마음이 주님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저 역시 주님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는 말을 하시는 음성을 들었던 시간, 그 은혜를 깨달았던 시간이 있습니다. 주님을 멀리하며 방황하던 제가 드디어 십자가를 믿는 것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는 로마서 5장 8절의 말씀을 깨달았을 때였습니다.
“아,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날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그렇게 깨닫는 순간부터 주님은 더 이상 멀리 계신 분이 아니었습니다. 실상 주님은 늘 내 곁에 계셨습니다. 나는 멀리 있다고 느꼈지만, 그분은 한 번도 나를 떠나신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의 곁에서 결코 문을 박차고 들어오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억지로 우리의 마음을 열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 속 술람미 여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님은 노루와 같고, 어린 사슴과 같습니다. 부드럽고, 조심스럽고, 수줍기까지 한 모습입니다.

그저 곁에서 바라보시며 우리가 문을 열어 주기를 기다리십니다.
주님이 두드리시는 그 문 앞에서
우리 주님이 곁에 계시는데도 저는 세상의 것들을 사랑하고 쫓아다녔습니다. 주님은 계속 곁에서 제가 마음문을 열길 기다리셨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 3:20).

주님이 그렇게 문 밖에서 두드리신지가 얼마나 되셨을까? 내가 문득 그분이 거기 아직도 계신지 내 마음의 창 밖으로 보니, 놀라지 마십시오. 그분은 여전히 그곳에서 가장 사랑이 넘치는 얼굴로 저를 향해서 하트를 날리고 계시니까요.
일어나서 함께 가자는 주님의 초대
왕은 당신의 사랑에게 같이 가자고 말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아 2:10).
“일어나라 성일아, 내 사랑하는 신부야!”
주님이 저를 그렇게 일으켜 주셨지요. 주에게 보여줄 것이 많다면서 일으켜 세워주셨지요.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눅 2:11-13).

그 숱한 고난과 어려움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탕자처럼 방황했기에 주님의 집에 가득한 풍성한 것을 잃어버렸던 나의 삶에 주님은 이제 그 열매가 가득한 곳으로 가자고 이끌어 주십니다. 왕이 내게 보여주실 곳에는 무화과나무가 익었고, 포도나무가 꽃을 피워 향기를 냅니다. 왕은 당신의 사랑을 속히 열매가 가득한 삶으로 이끄시고 싶으십니다.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제거하라
로맨틱하고 경쾌한 음악이 갑자기 무거운 음악으로 바뀝니다. 왕의 아름다운 정원에 어려움이 닥쳐옵니다.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아 2:14-15).
왜 왕의 사랑하는 비둘기는 바위틈, 낭떠러지 같은 은밀한 곳에 숨어 있는 것일까요? 왕의 아름답고 풍성한 정원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그 사랑받는 존재가 어찌하여 그토록 외롭고 위험한 곳에 몸을 숨기고 있는 걸까요?
그러지 말아야 하는 줄 알면서도, 이상하게도 저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기를 망설이며 자꾸만 그 은혜를 피하고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의 주님을 피하여 스스로 인생이 낭떨어지 같은 곳으로 가 위태함을 자초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 중에 길 잃은 양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 다니지 아니하겠느냐”(눅 15:4).
이 비유를 그린 한 화가는 깊은 낭떠러지 끝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한 마리의 양과 그 양을 구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목자의 지팡이를 묘사했습니다.

저는 이 그림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장면이 아가서의 오마주가 아닐까?”
아가서에는 사랑받는 여인이 바위틈 낭떠러지 같은 은밀한 곳에 위태롭게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숨은 자리를 향해, 주님은 애타게 부르십니다.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나는 주님의 사랑을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멀리도 갔었습니다.
입술로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지만, 삶 깊은 자리에서는 여전히 그분 아닌 것들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포도원은 내 마음입니다. 내 마음이 많은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어느새 작고 교묘한 여우들이 굴을 파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 여우들—곧 욕심과 교만, 세상에 대한 미련, 자기중심적인 생각들—은 주님의 포도원, 내 마음을 무너뜨릴 위기에 있었습니다.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아 2:15)
나는 주님의 신부
드디어 자신이 도망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왕이 계시니 이상한 낭떠러지에서 죽어가면 안됩니다.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양 떼를 먹이는구나”(아 2:16).
술람미 여인은 드디어 자신이 왕에게 속한 여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왕은 양 떼를 먹이는 분입니다. 양을 결코 낭떠러지에 내버려 두는 분이 아닙니다. 왕은 백합화 가운데에서 양 떼를 먹이는 분입니다.
그러나 술람미 여인은 또다시 왕으로부터 멀어진 상황입니다. 자신은 또다시 어둠에 갇혀 가고 있습니다.
왕을 다시 부릅니다.
“내 사랑하는 자야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돌아와서 베데르 산의 노루와 어린 사슴 같을지라”(아 2:17).
히브리어 베데르בֶּתֶר (béter)는 나뉨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가서를 읽으며 사랑과 연합, 풍성함과 열매라는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2장에 이르러 우리는 그 사랑 안에 찾아온 작은 균열을 마주하게 됩니다.
왕의 사랑을 자꾸 밀어내며 왕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마음 속 여우를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간절히 주님께 요청합니다.
“주님, 다시 와 주세요. 이 균열의 산에, 이 사랑의 틈이 벌어진 자리에 다시 와 주세요. 어둠이 당신의 사랑을 망치지 않도록, 내 마음이 다시 당신을 외면하지 않도록, 제발 다시 찾아와 주세요.”

주님은 언제나 우리 곁에 계셨습니다. 우리가 문을 열기만 하면 다시 들어오시어 우리의 마음의 포도원에 풍성한 열매를 함께 누리게 하실 것입니다.
예, 주님 저는 당신의 신부입니다.
제가 멀어졌던 마음을 돌이켜, 다시 순결한 신부로 서겠습니다. 제 마음 속 여우를 잡아 주세요.
주님과의 연합을 다시 회복하기를 소망합니다.
◎ 묵상을 돕는 질문
1. 당신은 지금, 주님의 음성이 들릴 수 있도록 마음의 창문을 열고 있나요? 아니면 여전히 창살 틈 너머로만 그분을 바라보고 있나요?
2. 당신의 삶에는 열매 맺는 포도원을 망치려는 ‘작은 여우’가 숨어 있진 않나요? 지금 주님과 함께 그것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
8여자: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
9내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아서 우리 벽 뒤에 서서 창으로 들여다보며 창살 틈으로 엿보는구나
10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남자:)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11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12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13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14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15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라
16여자: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양 떼를 먹이는구나
17내 사랑하는 자야 날이 저물고 그림자가 사라지기 전에 돌아와서 베데르 산의 노루와 어린 사슴 같을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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